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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농구소식

[NBA 레전드 스토리] <10> '명장인가 운장인가' 필 잭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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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잭슨(Philip D. Jackson) 농구감독
출생
1945년 9월 17일 (미국)
신체
203cm, 99kg
소속
LA 레이커스 (감독)
학력
노스다코타대학교 학사
데뷔
1967년 뉴욕 닉스 2라운드 17순위
수상
1996년 올해의 감독상
경력
2009.02 2009 NBA 올스타전 서부컨퍼런스 감독


[글 - 이승용] blog.naver.com/sundanceguy
 
노스다코다 대학에서 심리학과 종교학, 그리고 철학을 전공한 필 잭슨은 1967년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7번으로 뉴욕 닉스에 지명된다. 향후 NBA의 전설적인 감독이 될 필 잭슨(63)과 NBA의 첫 만남이 이루어진 것이다.

닉스에서 잭슨은 주로 수비형 식스맨이었다. 데뷔 첫 해인 67-68시즌 'NBA All Rookie First Team'에 뽑혔을 정도로 선수로서도 나쁘지 않은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69-70시즌 닉스가 창단 첫 NBA 타이틀을 거머쥔 그 기념적인 시즌에, 잭슨은 부상으로 뛰지 못했다. 하지만 3년 뒤 닉스가 두번째 우승을 이뤄낸 시즌에는 다시 자신의 역할을 다하며 우승반지를 손에 넣었다. 아직 식스맨이라는 개념이 정리되지 않았던 시절 식스맨으로 활약했던 경험은, 잭슨이 감독이 된 후 벤치 선수 및 유틸리티 선수 육성에 힘을 기울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

잭슨은 79-80시즌을 끝으로 뉴저지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13년 동안 12시즌을 소화하며 807경기에 출장, 평균 17.6분의 출장 시간과 6.7득점, 4.3리바운드가 선수로서의 성적표였다. 전형적인 식스맨 혹은 스윙 플래이어의 성적이다. 이후 잭슨은 CBA와 푸에트리코의 리그에서 코치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불스, 조던, 트라이 앵글
잭슨은 1987년 시카고 불스의 어시스턴트 코치가 됐다. 공교롭게도 이 시점은 마이클 조던 시대가 시작된 이후 불스가 처음으로 승률이 5할을 넘은 시기와 일치한다. 물론 우연의 일치일 수도, 혹은 조던의 성장에 따른 결과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불스가 2년 후 팀을 동부 결승까지 진출시킨 덕 콜린스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잭슨에게 팀을 맡긴 것으로 미뤄봤을 때, 적어도 불스의 운영진은 성적 향상의 공이 잭슨에게 어느 정도 있었음을 인정한 것이라고 여겨진다.

1989년 감독이 된 잭슨은 어시스턴트 코치 시절 자신과 같은 어시스턴트 코치였던 텍스 윈터(87)를 중용했다. 윈터는 바로 그 유명한 '트라이 앵글 오펜스'의 창시자다. 윈터가 '트라이 앵글 오펜스'를 가지고 불스에 온 시기는 1985년이었지만, 이 전술의 가치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적절하게 활용하기 시작한 시점은 잭슨이 감독에 오른 1989년이었다.

조던과 잭슨이 NBA 3연패를 이룬 시점부터, 잭슨이라는 감독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기 시작했다. 논란의 중점은 조던과 스카티 피펜, 그리고 호레이스 그랜트라는 세 선수가 있는 상황에서 누가 감독이어도 우승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첫 번째였고, 우승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트라이 앵글 오펜스의 창시자가 잭슨이 아닌 윈터라는 점이었다. 잭슨을 인정하지 못하는 이들은 그를 최고의 선수와 최고의 코치 덕분에 우승한 운 좋은 감독 정도로밖에 여기지 않았다.

잭슨이 이룬 2번의 리그 3연패가 조던 덕분이라는 논란은 영원히 끝낼 수 없는 논쟁이다. 하지만 우리는 아이버슨이나 찰스 바클리 그리고 칼 말론 같은 선수들이 뛰어난 기량에도 NBA 타이틀을 차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윈터는 캔자스주립대 감독 시절에 만든 트라이 앵글 오펜스를 들고 1972년 휴스턴 로케츠의 감독으로 부임했다. 하지만 윈터는 당시 지역방어 자체가 허용되지 않았던 NBA에서 이를 정착시키는데 실패했다. 2시즌 동안 윈터가 올린 성적은 51승78패였다. 트라이 앵글 오펜스는 분명 잭슨 전에도 그리고 후에도 존재했지만, 그 누구도 잭슨만큼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또한 조던과 피펜이 경기 평균 50점을 합작하는 것은 상대 팀이 이미 감안하고 있는 일이었다. 총력전인 플레이오프에서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벤치의 깊이와 심리적 부담을 안겨주는 제3의 선수의 득점이다. 'Zen Master'라고 불리기도 하는 잭슨은 그야말로 심리전의 전문가다. B J 암스트롱, 스티브 커, 데릭 피셔로 이어지는 '제3의 득점원'은 분명한 잭슨의 작품이다.

감독의 조건
좋은 선수들도 선수마다 각각의 특징이 있듯이, 좋은 감독이라고 해도 다 똑같은 것은 아니다. 사실 전술이라던지 팀 시스템의 정착이라는 측면으로 본다면 래리 브라운이나 제리 슬로안이 잭슨보다 더 뛰어나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종교와 심리학 그리고 철학을 전공한 잭슨의 전공은 심리전이다. 즉 사람을 다루는 능력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것이다.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데니스 로드맨이다. 잭슨은 모든 팀이 거부한 로드맨을 우승을 위해 데려왔다. 당시 팀의 주축인 피펜과 최악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던 로드맨을 데려온 것은 말 그대로 도박이었다. 하지만 그는 조던, 피펜, 로드맨을 한 팀에서 뛰게 하는 마법을 일으키며 72승10패라는 기록적인 시즌을 만들어냈다.

윈터는 자신을 고용해준 제리 크라우스를 버리고 잭슨을 따라 레이커스로 자리를 옮겼으며, 그랜트는 잭슨의 부름을 받고 레이커스로 왔다. 잭슨이 떠난 뒤 레이커스를 떠났던 피셔도 지난해 잭슨과 함께 레이커스로 돌아왔다.

팀의 모든 선수가 우승을 위해 하나가 되더라도 우승은 모르는 일이라지만, 잭슨은 로드맨과 피펜, 그리고 코비 브라이언트와 샤킬 오닐이라는 최악의 팀 메이트들을 데리고서 각각 리그 3연패를 이루어 냈다. 최근의 레이커스의 바이넘 사태를 해결하고 바이넘과 레이커스가 장기계약에 성공할 수 있게 한 것까지, 잭슨은 매번 팀이 최악의 상황을 맞이 할 수 있는 상황에서 능숙하게 갈등을 해소시켜 왔다. 이것이 많은 감독들이 가지고 있지 못한 잭슨의 무기이다.

1000승, 그리고 10번째 우승 도전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잭슨은 NBA 역사상 6번째로 1000승이자 역대 최소 경기 1000승을 달성한 감독이 됐다. 또한 그는 '크리스마스 11승'의 타이기록을 세웠다. NBA가 보통 크리스마스에는 강팀 혹은 인기팀 간의 빅 매치업을 짠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잭슨이 크리스마스에 시합을 많이 했다는 것은 그의 팀이 그만큼 성적이 좋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간단한 사실을 몇 가지 나열하자면, NBA의 역사에서 한 팀이 3시즌 이상을 연속 우승한 경우는 모두 5번이다. 그리고 그 중 3번을 잭슨이 만들어냈다. 보스턴과 미네소타 레이커스가 이룬 3연패가 NBA 팀이 10팀 이하이던 시절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처럼 20개 이상의 팀으로 늘어난 60년대 이후 한 팀이 3연속 우승 이상에 성공한 경우는 잭슨의 불스와 레이커스 뿐이다.

잭슨은 현재 보스턴 셀틱스의 리그 8연패를 이끌었던 레드 아워벅과 함께 NBA에서 9번의 우승을 이룬 최다 우승 감독에 올라 있다. 그는 올해까지 감독을 맡은 18시즌 모두에서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다. 한 번도 팀을 승률 5할 밑으로 떨어뜨린 적이 없으며, 통산 승률은 .701으로 경이적인 수준이다.

조던, 코비, 샤크, 윈터가 없었다면, 잭슨은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조던, 코비, 윈터는 잭슨이 없었다면 말론이나 패트릭 유잉처럼 무관의 제왕으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래리 브라운이라는 명장도 아이버슨을 데리고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우승을 저지한 것은 잭슨의 레이커스였다. 슬로안 또한 말론과 존 스탁턴을 데리고서도 유타를 NBA 챔피언에 올리지 못했다. 이를 저지한 것도 잭슨의 불스였다.

2000년대 초반 최강의 팀이라고 불리던 새크라멘토 킹스는 크리스 웨버, 덕 크리스티, 블래디 디박, 스토야코비치, 마이크 비비, 바비 잭슨, 히도 터커글루, 스캇 폴라드와 같은 선수들로 무장하고서도 번번히 잭슨의 레이커스 앞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본지 웰스, 피펜, 월래스, 사보니스, 스터드마이어, 숀 켐프를 보유했던 12명의 올스타라 불린 포틀랜드 또한 레이커스의 희생양이 되었다. 잭슨의 업적을 단순히 선수 운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그 앞에 무너진 수많은 강팀들에 대한 실례일 것이다.

조던과 코비, 그리고 샤크라는 엄청난 선수들과 함께 한 덕분에, 잭슨의 정확한 감독 능력에 대한 평가 논란은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그가 이룬 3번의 리그 3연패와 9번의 리그 우승, 최소 경기 1000승과 .701이라는 승률은 그가 단순히 운 좋은 감독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숫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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