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TC

역대 최고의 반전, 132년 동화 완성한 레스터

반응형

​​[신명기의 EPL 인사이드] 역대 최고의 반전, 132년 동화 완성한 레스터

[스포탈코리아] 신명기 기자=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막판 우승, 4위권, 잔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신명기의 EPL 인사이드에서는 EPL 내 여러 가지 이슈를 파헤치고자 한다. 이번 주제는 팀 창단 132년 만에 첫 1부리그 우승을 이뤄낸 레스터 시티를 집중 조명한다
​​


​​"레스터, 곧 선두에서 내려올 것“,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

모두의 예상이 틀렸다. 지난 1992/1993시즌 시작된 EPL 역사상 최고의 반전 스토리가 결국 완성됐다. 1884년 팀 창단 후 단 한 차례도 1부리그 챔피언이 되지 못했던 레스터가 토트넘을 제치고 EPL 우승팀 목록에 이름을 새겨 넣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블랙번 로버스, 아스널, 첼시, 맨체스터 시티에 이어 6번째로 새로운 EPL 챔피언이 생겼다.

22승 11무 3패(승점 77). 레스터가 올 시즌 EPL서 올린 성적이다. 승격했던 지난 시즌 전적이었던 11승 8무 19패(승점 41)에 비해 무려 승점 36점이 올랐다. 지난 시즌 11승을 올렸는데 올 시즌엔 12번의 승리를 더 올렸다고 하면 더 실감날지 모르겠다. 어찌됐든 레스터가 올린 77점의 승점은 구단 역사상 1부리그서 올린 최고 승점이었다.

레스터의 반전 조짐은 지난 시즌 말미부터 보였다. 최악의 행보를 보이며 강등 위기에 빠졌던 레스터는 지난해 4월부터 마지막 라운드까지 7승 1무 1패의 압도적 성적으로 EPL 잔류를 확정지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리그서 단 3패에 그쳤다. 승점 쌓기, 스타일 등 모든 면에서 꾸준했던 레스터다.

선수기용도 그랬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의 라인업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30경기 이상을 뛴 선수가 11명에 이르렀고 출장 시간으로 봐도 2,000분 이상 소화한 이는 10명이었다. 제대로 된 로테이션 자원도 3~4명 정도였다. 예상이 되는 선발 명단이었지만 상대 팀들은 좀처럼 이들을 꺾지 못했다.

한물 갔다고 평가받던 4-4-2 포메이션을 들고 잉글랜드스러운 축구를 한 레스터는 이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는 팀이 됐다. 레스터로서는 올드 트래포드에서 자력 우승을 확정짓지 못한 것이 아쉬웠지만 토트넘이 첼시전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영광스러운 EPL 우승팀으로 등극했다.

​​:: 포인트 1. 예상치 못한 우승, 레스터의 이전 행보
지난 시즌 승격팀이었던 레스터는 11승 8무 19패를 기록하며 14위에 올랐다. 함께 승격한 번리와 퀸스 파크 레인저스(QPR)가 다시 한 번 강등된 것을 생각해보면 잔류만 하더라도 만족할 만한 성과였다. 당시에는 2011년 11월 지휘봉을 잡았던 나이젤 피어슨 감독이 이끌었다.

피어슨 감독은 3년 동안 팀의 리빌딩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10년 만에 EPL 복귀를 확정지었다. 하지만 EPL의 경쟁력은 무시할 만한 것이 아니었다. 레스터는 초반 5경기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지만 이후 무려 13경기 연속 무승(2무 11패)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며 강등에 가까워졌다.

지난 시즌 25라운드서 패한 레스터는 4연패를 기록, 승점 17점으로 최하위에 쳐졌다. 전술적으로 많은 변화를 가져가던 피어슨 감독의 승부수는 4월에서야 통하기 시작했다. 웨스트햄과의 31라운드 경기서 극적인 승리를 가져간 레스터는 최종 9경기서 7승 1무 1패를 기록, 드라마틱한 잔류 스토리(14위)를 쓸 수 있었다.

​​- 의외의 피어슨 경질, 그리고 라니에리 부임
반대로 생각해보면 승격팀 레스터가 잔류한 것만 해도 칭찬할 만한 일이었다. 레스터의 역사, 구단 규모 등을 보면 레스터의 성적은 좋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EPL 승격과 잔류를 완수한 나이젤 피어슨 감독과 레스터는 갑작스러운 이별 결정을 발표했다.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던 레스터는 경질 발표를 하며 다소 의외의 결정을 내렸다. 피어슨 감독은 팀에서 뛰던 자신의 아들이 인종차별 문제에 연루된 것을 이유로 감독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이후 레스터는 거스 히딩크, 마틴 오닐 등 여러 후보들을 차기 감독으로 고려했고 레스터는 라니에리 감독을 데려오기로 결정했다. EPL 뿐만 아니라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의 명문 구단을 이끈 경험을 높이 샀다.
​​


라니에리 감독은 나폴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첼시, 발렌시아, 인터 밀란, AS 로마 등 수많은 강팀을 맡아왔지만 단 1번도 1부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감독이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승이 목표가 아니었던 레스터를 인상적인 지도력을 바탕으로 우승팀으로 만들면서 자신의 1부리그 첫 우승을 이뤄냈다.

​​:: 포인트 2. 알찬 보강, 레스터 만의 색깔있는 축구
감독이 바뀐 레스터는 몇몇 핵심 자원들을 지킴과 동시에 알찬 보강 작업을 마쳤다. 에스테반 캄비아소의 이탈은 아쉬웠지만 데이비드 누젠트, 크리스 우드 등을 괜찮은 수준의 이적료를 받고 내보냈다.

대신 준척급 자원 영입에 심혈을 기울였다. 라니에리 감독 부임 전부터 오카자키 신지, 크리스티안 푸흐스, 로베르트 후트(완전영입)을 데려오며 알찬 보강을 시작했다. 이어 은골로 캉테, 괴칸 인러, 네이선 다이어(임대)를 영입, 미드필더 라인을 손봤다.

​​▲ 2015/2016 레스터 이적시장 현황
영입: 오카자키 신지, 은골로 캉테, 요한 베나루앙느, 괴칸 인러, 다니엘 아마티, 데머레이 그레이, 로베르트 후트(완전영입), 크리스티안 푸흐스(FA), 네이선 다이어(임대) / 총액: 3,762만 파운드(약 629억 원)

방출: 데이비드 누젠트, 크리스 우드, 요한 베나루앙느(임대), 에스테반 캄비아소(FA), 매튜 업슨(FA), 안드레 크라마리치(임대), 리치 드 라에(임대), 네이선 다이어(임대 종료) / 총액: 709만 파운드(약 117억 원)

결과는 대성공. 신체적인 능력을 극대화해 잉글랜드 축구의 특성인 선 굵은 축구를 구사한 레스터는 자신들 만의 축구를 선보였다. 특히 전방에 배치된 바디의 치명적인 공간 침투, 측면에서 파괴력을 선보이는 마레즈, 중원에서 휩쓰는 드링크워터와 캉테 조합, 견고한 성을 만든 포백라인까지 역할을 적절히 분담한 것이 눈에 띄었다.

레스터의 성공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던 젊은 선수들의 약진과 베테랑의 활약이 합쳐지면서 이뤄졌다. 캐스퍼 슈마이켈(맨시티) 리치 드 라엣, 대니 심슨, 대니 드링크워터, 매티 제임스(이상 맨유) 로베르트 후트(첼시) 등 빅클럽에서 선택받지 못한 자로 낙인찍혔던 한을 레스터에서 풀었다.

라니에리 감독은 이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려 애썼다. 현대 축구의 전술적 방향에 반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꿋꿋하게 자신의 소신을 이어갔다. EPL 팀 점유율 18위(44.7%), 패스 성공률(70%)-경기당 숏패스(258개) 최하위를 기록한 레스터는 태클(평균 23개), 인터셉트(21.8개) 등 뛰어난 수비력을 과시했고 롱패스 4위(경기당 73개)를 기록하는 등 선 굵은 축구를 구사했다. 과감한 스타일의 선수들이 많았던 탓에 페널티킥도 9개로 가장 많았다.

이러한 기록은 수비라인을 내리고 상대를 기다렸다가 단번에 공격으로 전환하는 형태가 만들어냈다. 레스터의 센터백 듀오 모건-후트는 발은 느리지만 위치선정, 공중전에서 강하다. 따라서 상대 공격수들에게 뒷공간을 내주는 것보다 기다리는 형태를 취하는 것. 또한 중원에서 넓은 활동량과 수비력을 자랑하는 캉테, 드링크워터가 적절한 위치에서 공을 탈취한 뒤 곧바로 공격으로 전개하는 공격 패턴을 보였다. 이들이 빠른 시점에 공을 건내주면 속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바디, 마레즈 등이 골을 넣는다. 단순하지만 이 패턴은 많은 팀들에 먹혔다.

​​:: 포인트 3. 마레즈-바디-캉테, 뱅크스-리네커의 품으로
우승을 차지한 레스터의 일등공신을 따로 꼽기는 힘들다.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많이 뛰는 레스터에서 누가 더 잘했고 누가 더 못했고를 평가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다만, 공격적인 선수들이 더 부각될 수 밖에 없었고 이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그중 마레즈와 바디, 캉테는 빅클럽들의 관심을 받으며 순식간에 정상급 선수로 올라섰다. 마레즈는 영국프로축구선수협회(PFA), 바디는 영국축구기자협회(FWA)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5년 만에 PFA와 FWA의 올해의 선수가 갈릴 정도로 두 선수의 활약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마레즈는 17골 11도움, 바디는 22골 6도움을 기록했다. 이들 외에도 캉테, 모건이 PFA 올해의 팀에 선정되며 레스터는 11명 중 4명을 올해의 팀에 올려 가장 많이 배출한 팀이 됐다.

이러한 관심 속에 레스터 선수들은 수많은 빅클럽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바디는 잉글랜드 내 빅클럽들의 관심을 받았고 마레즈와 캉테는 잉글랜드를 넘어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내 대부분의 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사실 최상위 리그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레스터로서는 익숙한 상황은 아니다. 리그 최고의 선수를 배출하는 것은 중하위권팀들에 불가능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오랜 역사 속의 레스터에 이름값 있는 선수들은 의외로 꽤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고든 뱅크스와 게리 리네커. 뱅크스는 잉글랜드를 넘어 세계 최고의 골키퍼로 이름을 날렸고 1966 월드컵 우승 멤버다.

뱅크스는 선수 생활 중 레스터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다. 또한 선수 시절 ‘그라운드의 신사’라는 별명을 얻었던 리네커도 레스터의 유스 출신으로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한 바 있다. 또한 잉글랜드 대표팀 최다 출장 기록(125경기)을 보유한 피터 실턴도 레스터 유스 출신으로 활약했다. 이외에 아스널의 전설적인 수비수 프란시스 맥린톡, 리버풀-잉글랜드 대표팀서 활약한 에밀 헤스키 등이 레스터에서 데뷔해 활약한 바 있다.

생각해보면 레스터에는 위대한 선수들이 여럿 있었다. 그동안 레스터 팬들이 역대 베스트 11로 역사 속의 인물들을 선정했다면 바디, 마레즈, 캉테, 모건 등이 있는 지금은 선정에 꽤나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 포인트 4. 돈방석에 앉은 레스터, UCL서도 돌풍 일으킬까?
레스터는 우승컵을 들어올리면서 돈방석에도 앉을 수 있게 됐다. 레스터는 지난 시즌 14위를 차지하며 7,200만 파운드(약 1,198억 원)의 중계권료 수입을 얻었다. 하지만 우승팀 레스터는 무려 9,300만 파운드(약 1,547억 원)를 벌 수 있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금액이 EPL 중계권료에만 해당된다는 것. 레스터는 다음 시즌 리그서 더 많은 중계와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나서면서 얻는 보상금과 중계권료로 3,000만 파운드(약 500억 원)의 추가 수입을 올린다.

뿐만 아니라 우승에 따른 스폰서십 계약과 기타 수입원이 늘 것으로 보이면서 레스터가 받을 금액은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 게다가 레스터는 태국 유명 면세점 회사인 ‘킹파워’의 투자를 받고 있는데 이로 인해 태국을 비롯한 아시아 팬들이 급증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라니에리 감독이 지원받을 실탄도 두둑한 것으로 보인다. 레스터는 챔피언스리그 출전으로 인해 경기수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여 올 시즌보다 더 두꺼운 스쿼드를 구축해야만 한다. 많이 뛰는 축구라는 더더욱 이 점은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존 핵심 자원들의 잔류다. 바디와 캉테, 마레즈는 말할 것도 없고 젊고 유망한 자원들을 지키면서 빅클럽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다. 기존 자원들의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새로운 자원들의 영입에 나설 계획이다. 벌써부터 윌리엄 카르발류, 7부리거 찰리 코폴라 등 구체적인 이름이 등장하고 있다.

올 시즌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레스터가 다음 시즌에도 비슷한 행보를 보일지에는 여전히 의문 부호가 가득하다. 유럽 대항전을 병행하면서 리그 성적을 꾸준히 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올 시즌 EPL에만 집중하며 어드벤티지를 받았던 레스터 입장에서는 증명할 것이 많다.

특히 잉글랜드의 선 굵은 축구를 구사하는 레스터가 어느 정도로 두각을 나타낼 것인가가 관심사다. 아틀레티코와 마찬가지로 강력한 압박과 치명적인 역습 능력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바르셀로나 등 점유율을 기반으로 한 해외 클럽들과의 승부도 이목을 끌 수 있는 매치다.

​​:: 포인트 5. 레스터 우승 이모저모
- 베팅업체-도박사들의 통곡


레스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하위권으로 예상하던 팀이었다. 우승 경쟁팀으로는 첼시, 아스널, 맨시티, 맨유 등이 꼽혔다. 하지만 레스터가 예상치 못한 우승을 차지하면서 울고 웃는 사람들이 생겼다.

이미 예상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바로 베팅업체의 피해가 막심해졌다. 시즌 전 레스터의 우승 가능성은 1/5000 정도였다. 그런데 세계적인 베팅업체인 윌리엄 힐을 통해 레스터의 우승을 건 사람이 25명이나 있었으니, 규모가 커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이에 윌리엄 힐 측은 레스터가 우승하기 전 손실 규모를 줄이기 위해 손을 쓰고자 했다. 여전히 다른 팀들의 역전 우승이 가능한 시점이었기 때문에 보상금을 제시해 레스터 우승시 올 타격을 막기 위함이었다.

그럼에도 레스터의 우승이 현실화되면서 ‘윌리엄 힐’의 큰 손실은 불가피해졌다.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윌리엄 힐은 총 1,000만 파운드(약 166억 원)의 금액을 내놓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 ‘신사’ 리네커가 속옷만 입고 방송을?
앞서 이야기한 듯 리네커는 그라운드의 신사로 유명했다. 그런 그가 속옷만 입고 방송에 나설 위기(?)에 빠졌다. 리네커는 지난해 12월 레스터가 첼시를 꺾고 순항을 계속하자 자신이 진행하던 영국 축구 프로그램 ‘매치 오브 더 데이(MOTD)’서 공약을 했다. 바로 레스터가 올 시즌 우승을 차지할 경우 다음 시즌 MOTD 첫 방송을 속옷만 입겠다고 한 것.

그런데 레스터가 우승에 성공하면서 리네커도 곤란한 상황에 놓였다. 바로 토트넘이 첼시를 넘지 못하면서 레스터의 우승이 확정된 것. 이에 리네커의 다음 시즌 첫 방송은 더욱 관심을 모으게 됐다.

레스터는 역사상 최고의 반전 스토리를 썼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고 그 원동력은 꾸준하게 경기를 준비했던 레스터 선수들과 라니에리 감독의 공로였다. 다음 시즌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시즌을 맞게 될 레스터의 새로운 역사도 큰 관심을 받게 됐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출처] http://m.sports.naver.com/wfootball/news/read.nhn?oid=139&aid=0002055278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