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대국> 알파고, '스타크래프트'도 인간 꺾을까
실시간 판단·조작 능력이 관건…"AI 로봇 출전해야 대회 성사"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알파고가 세계 최고수 이세돌 9단에 승리하며 인공지능의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바둑을 점령했다.
인간계 대표로 출전한 이세돌 9단의 패배에 사람들은 아쉬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알파고의 다음 도전 분야로 점쳐진 게임 '스타크래프트'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알파고를 만든 구글은 왜 하필 스타크래프트를 지목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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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크래프트는 바둑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경우의 수를 실시간으로 계산해야 하는 판단력은 물론이고 키보드와 마우스를 활용한 정교한 조작(컨트롤) 능력까지 필요로 하는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3개의 종족(테란·저그·프로토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게임하는데 채취한 자원을 기반으로 만든 각종 유닛으로 전투를 치르게 된다.
관건은 모든 전략의 판단과 조작이 '실시간'으로 한꺼번에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스타크래프트에서만큼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뛰어넘기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과거 정상급 프로 선수들이 치열한 전투를 펼치는 도중에 키보드 자판과 마우스를 클릭하는 횟수는 초당 수십 번에 달했다. 모든 판단과 이를 수행하는 물리적 조작이 쉴 새 없이 이뤄지는 것이다.
이에 반해 바둑은 일정 시간의 여유가 있는 턴제(한 명씩 돌아가며 경기하는 방식)로 운영된다. 1천200개의 컴퓨터 두뇌를 갖춘 알파고가 인간을 능가하는 기억력과 경험에 판단력과 논리력, 거기에 직관력까지 갖췄으니 바둑은 이제 지려야 질 수 없는 게임이 돼버렸다.
상대의 전술을 내다볼 수 있는 바둑과 달리, 스타크래프트는 특정 유닛을 보내 정찰을 하지 않는 이상 상대 전략을 알 수 없다는 점도 중요한 차이점이다.
추형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수학 이론으로 봤을 때 바둑이 이산적(Discret)이라면 스타크래프트는 연속적(Continuous)"이라면서 "스타는 시시각각 변수가 튀어나오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실시간으로 일일이 대응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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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명령을 수행할 로봇이 인간만큼 빠르고 세밀하게 키보드와 마우스를 조작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반도체 분야에 배치된 로봇들이 비교적 정교함을 자랑하기는 하지만 인공지능의 명령에 초당 수십 회에 이르는 속도로 스타크래프트에서 말하는 이른바 '마이크로 컨트롤'(미세 조작)을 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물리 조작 없이 인공지능의 전산 입력만으로 사람과 스타 대결을 펼친다면 무조건 인공지능의 승리"라면서 "인간과 기계 간 스타대결이 펼쳐지려면 인공지능의 명령을 수행하는 로봇이 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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