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원 페이지 리포트(OPR:One Page Report)인가?:
단숨에 청중을 사로잡는 보고서의 기술
모두가 알만한 기업들이 파워포인트 보고서를 금지했다. 수많은 슬라이드를 아름답게 꾸미는 데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비생산적이라 판단한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중을 설득하는 방법으로는 이만한 게 없다는 판단이 섰다면 굳이 금지하기까진 않았을 텐데, 결국 슬라이드웨어가 가지는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청중을 쉽게 이해시키는 데도 실패했기 때문에 애꿎은 파워포인트만 퇴출되었다.
하지만 기획자들은 One Page Report(이하 OPR)를 작성하는 것도 녹록한 일이 아니라 하소연한다. 당연하다. 파워포인트엔 자신의 논리적 약점을 가릴 수 있는 비주얼과 분량이 있었지만, OPR에선 알량한 본질이 순식간에 드러나기 때문이다.
어차피 논리구성에 약한 기획자는 보고서의 형식이 어떻든 양쪽 모두 어려울 수밖에 없다. 나는 슬라이드 문서를 만들 때에도 대개 OPR을 만들어 뼈대를 잡아본 다음 슬라이드 제작에 들어가곤 한다. 다만 퇴출된 파워포인트의 억울함을 변호하자면 일련의 슬라이드를 통해 보여줄 수 있는 표현력엔 OPR이 따라올 수 없는 영역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이다.
나는 OPR의 효용성을 ‘청중이 빨리 핵심을 파악하는 것’이라 본다. 그러나 기획자에게 주어진 보고서 기한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기획 80%를 주장하는 나로서는 작성시간은 조금 단축될지언정 논리를 구성하는 고민의 시간이 줄어들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혹시라도 OPR로 제도를 바꾸고, 작성기한 단축을 기대하는 관리자가 있다면 그 기대를 접는 것이 좋겠다.
OPR 작성의 세 가지 원칙
신속한 핵심 파악을 전제로 한 OPR의 작성자 입장에서의 원칙은 크게 세 가지다. ‘① Frame을 구성하고, ② Detail-up 한 다음, ③ Impact를 가늠해 보라.’이다.
① 프레임엔 크게 세 가지가 함축되어있다. 논리와 맥락이 직관적으로 구성되어 있을 것이다. OPR은 첫 몇 초 만에 그 모든 것이 청중의 머리에 꽃혀야 한다. 아래의 완성된 OPR을 예로 들어보자. 펼치는 순간 가장 큰 텍스트, 다른 색깔의 두 키워드 그리고 크게 둘로 나누어진 블럭, 그 아래로 순차전개된 굵은 글자가 순식간에 머리로 들어와 구조를 형성한다. 굳이 조목조목 이유를 따질 것도 없다. 논리─맥락─직관력이 한데 묶여 움직이는 것이다.
최상위 주장(결론)에 대한 이유와 증거들이 가지런히 바로 아래 구조에 달려있는 건 누구라도 눈치챌 수 있다. OPR을 펼치고 나서 처음 몇 초간 전체 내용이 머리속에 구조화되지 않는다면 그건 프레임 구성에 실패한 것이다.
완성본 : 구조와 흐름이 직관적으로 들어온다. 빨리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면 이 보고서는 성공이다 !
완성본: 구조와 흐름이 직관적으로 들어온다. 빨리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면 이 보고서는 성공이다 !
② 디테일은 OPR 작성자 대부분이 간과하는 부분으로 가장 많이 공격을 받는 지점이다. 굵직한 메시지만 넣어도 한 장이 금방 차버리는데, 구체적인 증거들이 어떻게 들어갈 수 있겠냐는 것이다. 또 다른 디테일은 비주얼과 관련된 것들이다. 폰트의 크기, 색상, 스타일, 줄 간격 등 미세한 부분이 가독성에 커다란 영향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증거들이 삽입되려면 글자 수를 줄여야 한다. 적은 글자로 구체화하기는 기획자 평생의 과업이다.
③ 임팩트는 메시지의 파괴력을 말한다. 비단 OPR만의 문제는 아니며 모든 보고문서에 해당하는 과제다. 누가 봐도 너무 뻔한 답, 진부한 답을 어떻게 피해갈 것이냐는 문제다. 임팩트는 디테일─프레임과도 어느 정도 관련있다.
위 OPR은 기본적으로 4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Level 1이 결론이자 제목이고, Level 4가 증거들로 구성되었다. 깊이는 최대 Level 4 정도가 적당해 보인다. 이러한 정리에 익숙해지려면 Outliner를 사용하라.
이건 완성본에 비주얼적으로 아무 처리하지 않은 원형이다. 구조는 그대로이나 완성본만큼 직관성이 좋지는 않다.
폰트 크기와 줄간격 조정만으로 직관성이 살아났다. 이 상태에서 내가 중요하다 생각하는 키워드나 문장을 더 강조해야 한다.
볼드체로 인해 내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두드러졌다. 여기에 ‘영국시장 적극진출’과 ‘Gandalf와 제휴진출’에 완전히 다른 계열의 색을 써서 가장 주목을 받고자했다.
청중이 처음 OPR을 접한 첫 몇 초만에 이런 프레임이 청중의 머리에 들어가길 원했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더 자세한 구조가 위와 같이 들어올지도 모른다. 이 문서는 기본적으로 두괄식이다. 중요한 메시지일수록 상단, 좌측단으로 몰아놓았다.
이 부분을 예를 들어 자세히 설명해 보겠다. 제목은 그 자체로 구체적인 결론이다. Level 1으로 내려가면 제목보다는 약간 더 자세하게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우린 제목만 봐도 결론을 알 수 있다. Level 1까지 읽으면 조금 더 자세히 알 수 있고 그 아래로 내려갈 수록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된다. Level 3 ‘매력적인 시장’인 이유는 1초만에 세 가지임을 인지할 수 있다. Level 4 각 한 줄도 모두 읽지 않고도 내용을 구분하여 인지할 수 있도록 키워드를 왼쪽으로 몰고, Fact를 가운데두며 이를 판단할 수 있는 보조지표를 오른쪽 괄호로 뺐다.
제목, Level 2, 3의 타이틀명엔 글자가 달려있을 뿐 내용이 없다. 결국 내용을 파악하자면 하나의 무더기를 이룬 내용들을 모두 읽고 몇 개인지 따져봐야 한다. 생략해도 좋을 글자들이 너무 많다. 위 그림에 나타난 Level 4는 재앙에 가깝다. 직관성이 0이다.
Level 4 부분이 세포분열을 하듯 4개로 분리된 상태라 직관성이 조금 나아졌다. 하지만 막연히 ‘네 개’라는 직관만 생겼을 뿐 내용은 여전히 모두 꼼꼼하게 고쳐읽어야 파악이 가능하다.
OPR 작성의 최하단에서 주의할 부분 중 하나는 모든 내용이 뭉쳐있어 몇 개가 어떤 방식으로 들어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울 때다. 의미 있는 메시지는 반드시 구분해 줘야하고, 문장의 개수가 너무 많아도 지루한 나열이 된다. 가능하다면 키워드를 왼쪽에 배치해 빠른 해석을 돕는다.
완성!
OPR로 대면보고를 하거나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는 어떤 방식으로 설명하는 것이 좋을까 ? A~Q까지 순차적으로 읽어내려가는 건 가장 좋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것이다.
원문: Sonar & Radar
※ 「OPR 프레젠테이션, 어떻게 할 것인가?」에서 계속됩니다.
[출처] http://ppss.kr/archives/8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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